미래 의학의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 연구의 정착을 도모하고 관련 학술 교류 활동을 통합하여 의료와 공익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메타버스로 여는 미래의학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지난 1월 27일 창립된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 박철기 교수는 “그 동안 의료계에서도 AI나 디지털치료제 같은 메타버스 기반 연구를 많이 시행해왔다”면서 “이제 이러한 연구 경향을 하나로 통합할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일단 연구회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박철기 회장에 따르면 이번에 출범한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는 앞으로 확장현실(XR)과 메타버스 기술 및 서비스를 통해서 질병의 예방ㆍ치료ㆍ관리와 관련된 학술적ㆍ기술적ㆍ제도적 연구조사, 연구발표회 및 강연회 개최, 표준 및 규격 제정, 민관 및 산학협동 증진,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기반 조성 및 교육연수 사업, 국제적 학술 교류 및 협력 등 광범위한 활동과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지금 연구회 회원은 170명가량 됩니다. 의사 회원이 80% 정도이고, 나머지는 메타버스 기술과 관련된 기업체, 연구소, 제도ㆍ윤리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인문학계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말처럼 현재 연구회는 서울대 의대, 치대, 간호대, 서울대병원 등 서울대학교가 주축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의료 분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소규모 그룹들을 파악하는 작업을 거쳐 올 7월경에는 ‘학회’ 차원으로 조직을 개방하겠다고 박 회장은 말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흔히 ‘3D 가상세계’로 번역된다. 박 회장은 처음 의료 분야에서 이러한 가상세계가 구현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고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속도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사람마다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이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주로 게임을 염두에 두고 있죠. 현재의 기술로서도 이미 아바타를 통해 회의에 참석하는 정도는 구현되고 있습니다. 회의, 미팅, 교육, 훈련 등 다수가 동시에 접속하는 수준은 현재의 콘텐츠로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로봇수술도 원격수술이 가능한데, 제도적ㆍ법률적 측면이 미비하여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앱을 이용한 디지털 치료제는 이미 등장했어요.”
의료 분야 메타버스의 현재 수준을 이처럼 진단한 박 회장은 특히 산업계 분야의 회원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의료계의 임상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궁극적으로 산업계의 기술 지원을 받아야 진정한 가상세계로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 10월경에 준비 모임에서 연구회 이름을 ‘미래의학’으로 할까, 아니면 ‘메타버스’로 할까 잠시 고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메타버스’가 멋있고 좋습니다. 이번 연구회 발족이 의료 메타버스 활용을 위한 산학연 구축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의대 메타버스 랩과 서울대병원 혁신의료기술연구소 스마트ICT연구실의 공동 후원으로 출범한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는 지난 1월 27일 오후 5시 온라인을 통해 발족식과 제1차 집담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정식 출범 전에 이미 회원 가입자 수가 150명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